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가 연일 뉴스의 첫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거의 10일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이전에 글을 써볼까 했다가 귀찮아서 안 썼는데, 글쎄... 오늘은 한 번 써보고 싶어진다. 한동안 블로그에 글도 쓰지 않은 이유도 있고...

이번 사태를 뉴스와 블로고스피어에서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통해 보면서 나름 많은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국가의 언론통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블로고스피어에서 보는 정보들이 대중매체들을 통해 얻는 정보들보다 훨씬 많은 듯 하다. 이전에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그 첫소식을 뉴스가 아닌 블로그를 통해서 보았다. 물론 해외매체의 정보를 간단하게 자신의 블로그에 옮긴 내용이었다.

이번 일에 대한 내 개인적 생각은 한국과 미국, 아프가니스탄 모두 참 재수없는 일에 걸렸다고 생각한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로 인해 어느 한 나라의 이익만을 바라볼 수 없는 미묘하고도 복잡한 일이 생각지도 않게 생겨버린 것이다. 한국은 그렇게 가지말라고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채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 무장단체에 인질이 되어버린 자국민들로 인해, 아프가니스탄은 자국내 외국인들에 대한 안전규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이동한 선교단원들로 인해, 미국은 동맹국이 어이없게 만들어버린 일로 자신들 관할내에 있는 탈레반 1급 죄수에 대한 처리에 대해 고심하게 생겼다. 그리고 이 모두는 자국정책에 따라 대립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이번 납치사태를 적절하게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유가족의 애를 태우다시피 할 정도로 공식대응은 지나치게 늦지만 사건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는 느낄 수 있었다. 언론도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는 것도 같다. 개인적으로 들었던 것도 있지만 우리정부의 첩보능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정부가 그다지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낮에 납치된 인질들의 가족들이 미대사관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인터넷 사진을 통해 보았다. 무엇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의 당사자 가족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자칫 우리정부가 정말 무능하게 보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탈레반의 요구대로 포로교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훨씬 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고 희생자는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첫 포로교환이 이뤄지더라도 나머지 인질들에 대해서는 또다른 조건으로 요구할지 모른다. 더군다나 23명이라는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분산되어 인질로 잡혀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내놓기도 곤혹스러울 것이다. 그들이 돈을 요구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든다. 그 편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우리정부가 외교채널을 통해서 인도적인 사태수습에 전력하고 있지만 내 생각으로는 현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군사작전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써 이뤄질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도 원하고 있을 것이고 한국정부가 승인만 한다면 즉각 실행할 것이다. 앞서 미국이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탈레반만이 아닌 전세계 모든 테러단체들을 적대적으로 상대하고 있는 미국에게 포로교환이라는 선례는 그들의 정책에 치명적일 것이다. 내가 미국이라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인질구출작전을 실행한다면 어느 정도의 피해발생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인질들을 구해낼 수 있고 동맹국인 한국을 위해서 그들이 자국의 병력을 잃어가면서 무언가 해줬다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외교적, 정치적으로 동맹국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자국정책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여러가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할지 모른다.

한 가지 비관적인 것은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북핵문제에 대해 여전히 시각차를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그들은 현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도울만한 가치를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미국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이 아프가니스탄 역시 미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과 다름없기에 이들의 도움을 바라는 것 역시 무리다.

하루하루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앞으로 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바로 앞의 상황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나도 한국인으로서 납치된 분들이 하루빨리 살아서 가족들곁으로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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