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제 'MBC PD수첩'과 'KBS 시사기획 쌈'을 보고 나서 왜 그렇게 우리나라 정책담당자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고 지난 100분 토론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이상길 단장이 협상에서 우리가 미국의 근거를 뒤집을만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고 미국을 신뢰하고 신뢰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제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2탄'을 방송했다. PD수첩을 통해서 확인한 내용은 미국은 24개월 미만인 쇠고기를 프라임, 초이스, 셀렉트 등 8단계로 나눠 유통하고 있고 미국내 소비되는 쇠고기 전체의 90% 이상이라고 한다. 포장 앞면에 등급을 표시하여 판매하며 확실히 자국국민들의 식품안전을 위해 엄격하게 규정을 하고 있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소의 나이에 따라 산술적으로 나눠 3개월마다 소의 등급을 정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리고 24개월 이상의 쇠고기는 빈국에 수출하거나 국내 저소득층에서만 소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방송을 통해서 확인한 내용으로는 우리의 정책담당자들이나 미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기준은 24개월미만의 살코기로 한정했을 때다.

PD수첩 방송 한 시간 전인 10시에 시사기획 쌈에서는 "광우병 民心, 어디로 가나?"라는 주제로 이번 문제를 국민과 정부간의 시각차와 신뢰문제로 접근을 했다. 그리고 방송 마지막에 국내소의 충격적인 유통실태를 보여주었다. 한밤 중에 시장 한 켠에서 주저앉은 소(일명: 다우너 소)가 불법거래되어 식용으로 팔리는 화면을 보여주며 상인들의 거리낌없는 대화내용을 방송해 주었다. 그리고 의료검사필증까지 위조되었다. 이 방송이 끝난 후에 그 장면을 접한 많은 분들이 인터넷으로 국내소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당일 PD수첩 방송에 대한 사전 물타기라며 비난을 했다.(만약이라고 가정한다면 자충수를 둔거라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그 장면을 보았을 때 충격을 받기는 했다. 한 방 먹었다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방송의도에 대해서 꼭 나쁘게 해석할만한 문제는 아니었다. 일단, 다우너 소라고 해서 모두 광우병 소라고 할 수 없다. 단지, 의심이 될 뿐이다. 주저앉는 모습은 광우병 소의 가장 큰 특징이긴 하지만 가볍지 않은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주저앉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소가 발생할 수는 있다. 이 내용은 앞서 방송한 PD수첩 말미에서 오동운 PD가 설명해준 내용이기도 하다.

주목받지 못 했지만 이번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공론화될 때부터 몇몇 분들이 국내축산업의 취약함을 표시했었는데 두 방송을 보니 확실히 국내축산관리에 문제가 큰 것 같았다. 사육이나 유통이 체계적이지 않을 뿐더러 사료관리 역시 문제가 컸다. 이미 국내에서 교차감염 위험이 될 수 있는 사료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날 시사기획 쌈에서 방송으로 보여준 내용이 산업전체의 모습은 아니고 일부분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국내축산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데 과연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제품이 수입되었을 때 순조로울 수 있는지 전혀 신뢰가지 않는다. 특히, 지금 전국적으로 AI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과 정부의 대처능력을 보고 있자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방송에서 보여준 단 몇 분이었지만 일본이 실시하고 있는 이력관리 등의 유통시스템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뢰를 갖기에 충분했다. 일본은 이미 인간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부럽게만 느껴졌다.

위험에 있어 예방과 사후대처는 중요하다. 광우병 위험예방은 체계적인 유통관리시스템 구축과 교육일 것이고 사후대처는 세밀한 검역시스템 구축과 철저한 단속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감독일 것이다. 사전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안 되면 확실한 대처방안을 세우는게 차선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둘 중 어느 하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대형유통점에 가면 포장된 고기를 그나마 확인하고 안심하여 살 수는 있겠지만 동네에 있는 일반정육점에서 고기를 구입하게 되면 이게 국산인지 외국산인지, 소의 나이는 얼마나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냥 수기로 국산, 호주산 등을 써놓은 푯말이 꽂혀진 진열대 위에 생으로 놓여진 고기를 우리는 그냥 인심좋고 넉살좋은 정육점 주인의 말만 믿고 사게 된다.

우리 정부는 우리 검역시스템을 믿으라고 한다. 그건 24개월 미만의 살코기가 유통되는 미국의 검역시스템일 것이다. 앞선 글에서도 적었지만 우리 정책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국내에 불법으로 유통되는 병든 소에 대한 관리방안이나 사후대책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청문회나 토론 그리고 공식발표를 통해 미흡함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런 점에 있어, 지금 논쟁 중인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분명 중요하다. 반드시 확실하게 해결하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교적 문제만이 아니라 국내축산관리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안 역시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신속하게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외교적 문제 역시 그 동안 잊혀져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논쟁과정은 앞으로 국내에 있을 다른 논의에서도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PS - 그리고 한 가지 사견을 덧붙이자면, 언론인이나 외교담당자가 과학적 근거라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설이나 인터뷰를 통해 과학적 근거라는 말을 남발하는데 관련 전문가나 전공자가 아님에도 도대체 과학적 근거를 깊이 이해하고 말하는 건지... 모르는 것들이 아는체 하느라 오히려 국민혼란만 가중시켰다. 그들에게 그런 질문하는 것 자체가 우문이다. 그들에게 과학적 근거란 말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 뿐인 펜대와 세치 혀끝에 붙혀놓은 칼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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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나 프리젠테이션에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설득하려면 발표자는 '솔' 높이의 음톤을 유지하면서 말했을 때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토론을 할 때, 상대방에게 이기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낮은 톤을 유지해야 한다. 이 말은 자신의 심리상태를 냉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면 심리적으로 사람은 흥분하게 되고 주장의 일관성을 잃고 논리적 토론을 망치게 된다. 토론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이다.

2008년 5월 8일 MBC 100분 토론,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 이번 주 토론 주제였다. 참석자들은 150분 예정이었지만 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민감한 사안이나 감정적인 부분은 사회자인 손석희 교수님께서 잘 정리해 주셨다.

정부측 대표
-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
- 이태호: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
-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팀장
-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국민측 대표
- 송기호: 국제통산전문변호사
- 박상표: 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30

며칠 전, 이번 주 100분 토론에서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를 방송한다고 해서 늦은 밤이었지만 시청을 하였다.

정부측 대변자로 나온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부를 대변하러 나온 사람들이 아닌 미국정부를 대변하러 나온 사람들인 것 같다.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나온 공무원은 무슨 미국 농림부에서 한국에 파견된 듯한 왜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주어야 하는 건지… 토론 시작하자마자 ."...이게 미국의 입장이다." 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정부대표라는 사람이 국민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 해야 하는 말인가? 말 끝마다 "미국은 ...하다"라고 이야기한다.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이러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협상을 해야 했고 그 결과 지금의 내용을 타결하게 되었다고 국민들에게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토론을 보면서 난 알 수가 없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절대 안 된다고 버티고 있던 정부가 돌연 180도 입장을 바꿔 우리 검역주권까지 내주면서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까지 허가하였다. 국민들은 뒤통수를 맞아도 눈탱이 빠지고 기절할 정도로 맞았다.

이날 토론은 크게 협상은 어떻게 이뤄졌는가?와 앞으로 위험에 대한 우리의 대책은 무엇인가? 두 가지였다. 두 주제 모두 정부측은 명확한 해명을 해내지 못했다. 협상시 미국측 주장을 뒤집을만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는 것이 패인이라고 자명하면서도 잃은 것이나 얻은 것이 없는 평범한 협상이었다는게 정부측 관계자의 말이다. 그리고 사후에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강력하게 말을 했는데 이것 또한 신뢰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어제 토론을 보니 국제무역법상 OIE보다 상위에 있는 GATT나 WTO의 규정을 들어 가능하다고 했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우리만의 생각이고 미국이 반발하고 나올 경우 오히려, 국제통상마찰로 문제를 더욱 확대시킬 소지가 있었다. 현재 상황이 이러하니 나중에 가서 생각해보자는 말이었고 자신들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 때 가서도 우리의 과학적 소신이 부족하다고 또다시 변명할 것인가? 예방과 사후대책도 명확한 기준에 의해 세워진 것조차 없고 사후약방문하겠다는 태도였다.

초반에 확률론을 들고나와 광우병의 위험이 거의 없다고 말하였다. 물론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과학적 논리다. 기회비용상 발생하는 단 한 명의 국민희생보다 협상의 성과가 더 크다는 판단일까? 하나뿐인 생명의 가치를 과연 계산기로 산정하는게 가능한 것인가? 미국은 전쟁이나 테러 등 자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발생할 경우 단 한 명일지라도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한다. 물론 구출과정에서 한 명 이상의 특수부대원이 죽어도 말이다. 우리는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많은 헐리우드 영화속에서 미국의 그런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잘 안다. 100%를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99.999999%의 국민 안전을 보장하려 노력하는 것이 국가가 기본적으로 가질 정신이고 의무는 아닐까?

이전에, 정부측에선 미국산 쇠고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입업자가 수입을 안 할 것이고 안 먹으면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좀더 생각해 본다면 이번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실용정부가 시장경제에 국민의 식품안전까지 스스로 내놓은 꼴이 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수많은 수입업자들이 동시에 수입중단을 할거다? 내가 수입업자라면 아닐 것 같다. 우선 내가 먹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무슨 상관인가? 국가에서 내세우는 규정이 애매하고 처벌규정조차 높지 않아 어떻게 해서든 돈벌이를 위해서 다른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상도의 道란, 일반적인 도가 아닌 또 다른 의미를 가진 도이다.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솔직히 난 친구들과 일반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먹을 때 그 음식점을 절대 믿지 않는다. 한우전문점에 가도 그게 한우일거라 생각하고 먹지 않는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먹어주는 것 뿐이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도 그럴거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그만큼 신뢰도가 낮고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수입쇠고기가 들어왔을 때, 수입업자가 팔고 음식점에선 한우나 호주산 쇠고기라고 팔아도 그만이다. 확인할 길이 없다. 뉴스나 신문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단속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지금 500명 정도라고 하는데 앞으로 2000명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란다. 그나마 전문인력은 그 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한다. 물론 이후 확충되는 그 숫자조차 전수검사하기에 부족하다.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왔을 때 검역절차에서 3%의 샘플검사 후 2차, 3차의 검사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데 2차 체계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그냥 일반업자의 양심에 맡길 뿐이다. 어제 토론에서 진중권 교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던 국가위험관리체계의 핵심이다. 우리 사람들조차 믿지 못하는 세상인대 미국을 신뢰하고 신뢰할 수 밖에 없다는 이상길 단장의 말이 아이러니하다.

특히나, 우리 국민의 안전민감도 수준은 우리조차 스스로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늘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면 안전불감증이 원인이었다고 자인한다. 일단, 한국 내에서 광우병으로 한 명이 죽게 되면 그 때가서 반성하게 될 문제로 커질지도 모르겠다. 토론을 보면서 정책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안전민감도의 정도가 극히 낮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불신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 생각한다.

지금의 우리 정부는 이전과 차별되는 실용주의와 시장경제를 모토로 나왔다. 나는 정부와 국민간에 쓸데없는 지루한 감정싸움을 유발하는 것이 과연 실용주의와 시장경제를 충실히 지향하고 있는 것인가? 효율과 효용이란 말의 의미는 제대로 알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묻고 싶다. 귀가 왜 두 개이고 입이 하나뿐인지 제대로 반성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즘 미디어를 보면 정부에서는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실용정책들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그렇게 믿고 신뢰하는 실용주의와 시장경제를 내세운다면,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의 미디어에 대해서도 권력으로 태클하려고 하지 말고 미디어 시장경제에 맡기고 가만히 있길 바란다. 의미가 좋든 나쁘든 미디어시장에서 자체정화되지 않겠는가...

... 내가 가장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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